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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가기 싫어하는 아이
글제목: 학교가기 싫어하는 아이

   < 학교 가기 싫어하는 아이, 친구 사귀기 어려워요. >                                                                                                                   글쓴이 : 이 형 주

 

 “엄마 나 배가 아파. 학교 안 갈래~” 갖가지 이유를 대며 학교 가기 싫다고 떼를 부리는 통에 아이를 겨우 달래고 달래어 학교에 보내는 경험을 하는 부모가 꽤 있을 것이다. 실제로 학교를 안가겠다는 말을 하지 않고, 두통이나 복통, 설사, 어지러움 등의 신체적 증상을 호소하기도 한다. 맞벌이 가정의 경우, 아이를 학교에 보내고 출근을 해야 하는데 아이가 학교를 거부함에 따라 출근시간이 늦어 발을 동동 구르는 경험을 하게 될 수도 있고 맞벌이가 아니더라도 아침에 아이와 씨름하느라 하루 에너지의 많은 부분을 소모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

 

 아이가 학교를 거부할 때에 학교 가기를 싫어하는 것에 대한 이유를 명확하게 이해하지 못한 채, ‘학교를 거부한다’ 는 아이의 행동만을 지적하게 되면 학교를 두려워하는 아이의 불안과 긴장을 가중시킬 수 있다. 학교도 멀게 느껴지는데, 집에서마저 이해받지 못한다면 아이의 마음은 어디에 둘 수 있겠는가?

 

 이제부터 아이의 마음을 좀 더 깊숙이 들여다보도록 하자.

 ‘학교 가기 싫어하는 아이, 왜 그러는 것일까?’   대개의 아이들이 학기 초에 한 두 번 쯤 학교 가지 않겠다는 말을 하지만, 시간이 지나 새로운 환경이 친숙해지고 정해진 구조에 적응이 되면 학교 가기를 덜 힘들어한다. 하지만 또래 관계에 어려움이 있는 아이들의 경우, 학기 초 친구관계에서 친밀감을 형성하지 못하고 지속적 고립감을 경험하게 되면 학교적응 문제가 장기화 될 수 있는 우려가 있다. 아이들이 점차 발달해 나감에 따라 자기중심적 특성에서 벗어나면서 자기개념을 확장해 나가는 데에 또래 관계에서의 경험이 매우 중요한 의미로 작용하고, 이는 학교 적응에서도 중요한 발판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우리아이, 또래와의 관계에서 어려움을 경험하는 것은 어떤 이유 때문일까? 이것을 심리적 요소와 상황적 요소로 나누어 생각해 볼 수 있겠다. 먼저 심리적 요인을 살펴보려면, 아이의 성향을 비롯한 현재의 정서적 특성을 고려해봐야 하는데, 이때에 가정 내에서 어떠한 정서적 경험을 했는지를 살펴보는 게 필요할 수 있다. 발달 초기, 가정 내에서 신뢰로운 관계의 경험을 통해서 안정적 애착이 이루어지면 자연스럽게 외부 세계에 관심을 갖고 탐색을 해 나가게 된다. 가정에서 안정적 정서를 경험한 아이들은 또래 관계를 적극적으로 맺게 되며, 이러한 사회적 관계형성을 통해서 자연스럽게 환경에 적응해 나가게 된다. 우리 아이가 현재 친구사귀기를 어려워한다면 가정에서 충분히 안정적 정서를 경험하도록 했는지, 안정적 양육환경을 제공했는지를 점검해보자. 예를 들어, 부모의 양육태도가 아이의 정서를 충분히 돌보지 않는 방임형이거나 아이의 자율성과 주도성을 충분히 인정해 주지 않고 지나치게 보호하려는 과잉 보호형이라면 또래와 어울리고 정서적 교류를 하는 것에 다소 어려움이 있을 수 있다. 즉, 지나치게 돌봄을 받지 못했다면 타인에 대한 신뢰감이 낮을 수 있고, 자율성을 인정받지 못하여 의존적 특성이 있다면 자신감이 결여되어 익숙하지 않은 낯선 환경을 불안해하게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아이가 지닌 정서적 불안정감 외에도 사회적 상황에서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를 구체적으로 몰라서 어려움에 빠지게 될 수도 있다. 예를 들어, 친구와 친해지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어떻게 같이 어울리고 교류할 수 있는지 등에 대한 구체적 기술이 부족하면 친구 사귀기가 어려울 수 있다. 이러한 사회적 기술은 어렸을 때부터 경험되어지고 학습되어져야하는 부분인데, 발달과정에서 아이가 충분한 놀이를 경험하고 주변과 교류하는 방법을 익힐 수 있었는지를 점검해 보는 것도 필요할 수 있다.

 

 또한 아이가 실제로 학교에서 따돌림을 당하고 있거나 친구로부터 거절 받은 경험을 했었는지를 점검해 보는 것이 필요할 수 있다. 아이가 실제로는 친구관계에서 큰 상처를 받고 엄청난 스트레스에 시달리고 있으면서도 학교에서 있었던 일을 솔직히 얘기하지 못하고 그냥 ‘학교가기 싫다’ 는 메시지만 주어 부모가 알아차리지 못하는 경우도 많기 때문에 현재의 아이가 어떤 상태인지를 세심히 살피는 것이 필요할 수 있다. 

 

 심리적 요인 외에 아이가 학교를 거부하는 것에 대한 상황적 요인으로는 학습에 대한 과중한 스트레스와 교사와의 불편한 관계 등이 있을 수 있으며, 저학년 아동의 경우에는 배변과 관련한 스트레스 등도 있을 수 있다. 학기 초에 이러한 여러 가지 상황으로 인해 긴장되고 불편한 상태로 학교에 가게 되면 또래 친구를 사귀는 것에도 어려움을 줄 수 있다. 따라서 실제로 아이가 학교에서 어떤 일을 경험하고 있는지를 부모가 구체적으로 이해하는 것은 친구사귀기 어려운 아이의 마음을 이해하는 데 반드시 필요할 수 있다.   

 

 

  ‘학교가기 싫어하는 아이에 대한 바람직한 양육태도는?’   어떤 경우에는 아이가 친구들과 어울리지 못하고 학교에서 어려움을 겪었을 때, ‘넌 왜 친구도 하나 못 사귀니?’ 하는 마음으로 아이의 부 적응적 행동만을 지적하는 경우도 있다. 그렇게 되면 아이는 솔직한 마음을 털어놓기보다 ‘내가 얘기해도 도움 받지 못하겠다’ 하는 심정으로 점점 마음도 입도 닫아 버리게 될 수 있다.

 

 만일, 아이가 친구와의 관계에서 소외감을 경험하고 있다면, 아이의 입장에 서서 아이를 충분히 이해하기위한 부모의 노력이 우선적으로  필요하다. 이 과정에서 아이가 현재 느끼는 어려움을 충분히 들어줄 수 있는 공감적 대화가 도움이 될 수 있다. ‘00가 많이 외로웠겠구나. 힘든데도 00가 말도 못하고 괴로웠겠다. 00가 엄마(아빠)한테 솔직히 얘기해줘서 고맙다. 00가 힘들면 언제든지 도와줄께’ 하는 마음을 표현하고 아이가 느끼는 어려움을 솔직히 이야기 할 수 있도록 하자. 그리고 아이가 친구를 못 사귀고 힘들어 할 때에 부모가 같이 불안해하면 아이의 긴장감이 더 높아질 수 있으므로 편안한 태도로 아이의 이야기를 들어줄 충분한 준비가 되어 있다는 것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

 

  부모로부터 어느 정도 분리되어 자율적 관계를 맺을 수 있다는 것에 대한 자신감을 심어주는 것도 필요하다. 아이가 부모로부터 수용 받고 애정적 교류를 하는 경험은 필요하지만, 지나친 보호나 억압으로 스스로 무언가를 하는 데에 어려움이 있거나 의존성이 높아지게 되면 또래 관계도 어려울 수 있다. 그러므로 아이 스스로 무언가 성취하고 주도적으로 해 나갈 수 있는 경험을 하도록 해주자. 이 과정에서 자녀의 자율적 행동을 지지하여 주고 스스로 잘 할 수 있다는 부모의 신뢰를 보여주되, 사회적 상황에서의 규칙을 인식할 수 있도록 돕는 일관적 대처가 필요할 수 있음을 기억하자.  

 

  때로 자녀가 학교를 가지 않으려 할 때에 뚜렷한 원인 없이 신체적 증상을 호소하게 될 수 있다. 이럴 때에 증상 자체에 지나치게 관심을 주기 보다는 불안을 줄이고 자신의 감정이나 생각을 자연스럽게 표현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필요할 수 있다. 또한 아이가 학교를 가기 싫어 할 때에 근본적 원인을 이해하지 않고, 전학을 시킨다던지 학교를 안 가게 한다던지 하는 즉흥적 대처는 회피적 특성을 강화시킬 수 있음을 기억하자. 구체적 조치를 취하기 전에는 현재의 상황을 명확하게 이해하도록 하며, 아이가 실제로 따돌림을 당하고 있다면 담임교사와 협력하여 아이의 어려움을 살피고 구체적 조치를 취하도록 하자.

 

 ‘ 친구관계를 향상시킬 수 있는 방법은? ’ 친구를 사귄다 하는 것은 서로 동등한 입장에서 마음을 나누고 놀이를 즐기며 경쟁적 관계가 되기도 하고, 협력적 관계가 될 수도 있는 것이다. 즉, 자신을 표현하고 친구를 받아들이는 가운데 사회적 교류가 이루어질 수 있는 것이라 하겠다. 그러기 위해서는 일상생활 속에서 자신을 충분히 드러낼 수 있는 자신감을 향상시키는 것이 필요하며, 타인과 의사소통 하는 기술을 익히는 것도 필요하다.  

 

 자신감 향상을 위해서는 아이 스스로 자신이 무엇을 원하는가를 알아차리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친구를 사귈 때에 어떤 친구를 좋아하는 지, 어떤 놀이가 재미있는지, 무엇이 좋고 무엇이 싫은지 등에 대해서 본인이 잘 알고 있다면 자신에 대해서 잘 표현할 수 있게 된다. 평상시 아이가 자신의 욕구를 잘 표현할 수 있도록 돕고 표현한 것에 대해서는 충분히 수용해 주도록 하자. 자신의 있는 그대로의 모습이 주변사람에게 수용 받고 있다고 느껴지면 자신에 대한 만족감이 높아질 수 있으며, 이렇듯 마음의 여유가 있을 때에 친구의 이야기에도 귀 기울이고 마음을 나눌 수 있게 된다.   또한 친구를 잘 사귈 수 있는 기술적 증진을 위해서는 충분한 경험이 필요하기도 하므로 부모와의 관계 이외에 가까운 또래와 어울리는 경험을 많이 하게 해주는 것도 도움이 될 수 있다. 예를 들어, 형제자매를 비롯하여 친척이나 이웃 등과 어울리는 경험을 통해 부모 외에 타인과 어울릴 수 있는 경험을 하게 되면 관계 맺기에 있어서의 연습이 될 수도 있다. 그리고 또래가 관심을 가질 수 있는 주제에 자연스럽게 접근할 수 있도록 돕자. 친구들이 다 아는 것을 나만 모르고 있으면 대화에서 소외될 수 있기 때문에 또래의 관심사를 공유하는 것은 매우 중요할 수 있다.  

 

 전문기관에서의 사회성 향상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경험도 도움이 될 수 있는데, 만일 학교에서 또래 관계 어려움이 지속되어 왔고, 이에 대한 회복이 쉽사리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전문상담기관에 의뢰하여 아이의 심리정서적 특성을 점검하고 치료적 조치를 취하는 방법을 고려해 보도록 하자.     

 

 친구를 사귀지 못하고 힘들어하는 우리 아이를 위해 여러 가지 노력이 필요할 수 있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아이의 문제에 귀를 기울이고 마음을 기울이는 부모의 노력임을 명심하자. 우리 아이, 학교에서 건강하게 적응하고 있는가? 이제부터 아이의 마음을 적극적으로 들여다보고 아이가 힘들 때에 손 뻗어 도움을 요청할 수 있는 건강한 부모가 되어 보자!

 

 

 * 이 글은 2008년 3월 삼성생명에서 발간하는 건강 월간지 <365홈케어> 게재되었던 원고입니다. 이 글을 인용하실 경우에는 무단 복사하거나 게재하지 마시고 글의 출처 및 저자를 함께 게시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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