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질 의 ]
안녕하세요? 5세 된 아들 때문에 너무 속이 상합니다. 위로는 8살 누나가 있어요. 그런데, 우리 아들이 작년부터 떼를 한번 썼다 하면 막무가내입니다. 너무 신경질적이고, 화를 잘 내며 아이가 자기 뜻대로 해주질 않으면 물건을 집어던지고 찢고 야단법석이고, 웁니다.
물론, 제가 전부 들어주는 것도 아니고 때에 따라서는 제재도 해가며 야단도 치기도 하지만 막무가내예요. 어려서부터 외할아버지 집에서 많이 지냈는데, 애가 하자는 건 전부 들어주셨으니까요. 아이가 큰 애에 비해 상당히 자기주장도 강하고 평소에도 자기가 하는 말은 눈동자를 똑바로 맞추어 귀 기울여 들어야만 직성이 풀리는 성격이예요. 다른 데도 절대 못 보게 하구요. 요즘은 돈을 알아서 자꾸 돈을 달라고 합니다. 근처 문구점에서 애들 군것질거리를 많이 팔고 있어서 그것들을 살려구요. 한 두 번 들어줬더니. 이젠 유치원 갔다 오자마자 돈부터 달라고 땡강이예요. 이걸 다 들어주자니, 습관 나빠질 것 같고요. 무시하자니, 견디기 너무 힘들어요. 비단 이것만이 아니고 매사가 이런 식의 땡강입니다. 제가 자꾸 화를 내고 매를 드니 애도 스트레스를 받는 것 같아요. 제가 소리 한번만 지르면 엉엉 웁니다. 애가 놀 땐 잘 놀다가도 자기 뜻대로 안 되면 화가 나서 어쩔 줄 몰라요. 블럭놀이 같은 경우에도 조금만 잘못되어 부서지거나 자기가 잘 못하면 화가 나서 다 던지고 다른 것도 그래요. 애랑 무슨 놀이하기도 겁나요. 자기가 실수로 종이를 잘못 오려도 짜증내고 다 찢어요.
처음엔 이런 걸 타이르고 벌도 세워봤지만 여전하네요. 제가 보기엔 아이가 자꾸 짜증이 나나봐요. 제가 이 상황에서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아이의 나쁜 버릇을 시끄러운 걸 무릅쓰고 고쳐주어야 하는 건지, 되도록 컨디션이나 기분이 좋도록 넘어갈 수 있는 건 넘어가주어서 아이가 짜증이 덜 나게 해줘야하는 건지 모르겠네요.애가 밥을 엄청 안 먹는데, 매일 100원짜리 떡꼬치만 먹고 살려 그래요. 돈 달라고 해서 군것질거리만 사먹구요. 제재하자니 너무 힘들고 애랑 부딪치기만 합니다. 너무 힘들어서 밤에 울 때가 허다해요. 우울증까지 생겼구요. 지금도 답답하네요. 외갓집에 되도록 안 맡기려고 하는데. 제가 너무 힘들어 자주 가게 되어요. 아이도 외할아버지가 더 좋다면서 오늘도 집에 안 오고 거기에서 잡니다. 제가 맨날 혼내서 그렇겠죠.아이가 유치원 갔다 올 시간 되면 너무 맘이 무겁고 겁부터 더럭 납니다. 그래서 애랑 밖에서 시간 보내려고 데리고 나가면 자판기 음료수는 몇 번을 뽑고, 군것질은 다 하려고 해요. 애는 친구들이랑 잘 어울리는 편이고, 엄마인 저 없는 밖에서의 생활에서는 잘 하는 것 같아요. 외갓집 식구나 저한테만 그러는 편이에요. 애가 아빠는 좀 어려워해서 아빠한테는 엄청 순둥입니다. 잘 놀고요. 애가 워낙 짜증에다 신경질에다 떼를 쓰니. 매사에 터치하기가 힘듭니다. 어떻게 해야 하죠?
[ 상 담 ]
안녕하세요. 아이의 떼쓰기와 고집에 힘겨워하시는 어머님의 심정이 충분히 느껴집니다. 아이의 행동을 제대로 길들이려고 어머님께서는 나름대로 제재를 하시려고 하지만, 아이의 지나친 고집에 또 흔들리게 되니 정말로 무력해지고 아이를 대하는 것이 겁이 날 정도가 되셨군요.
아이가 놀 때에도 자기 뜻대로 되지 않으면 화내고 잘 먹지도 않는 아이가 군것질로만 배를 채우고 있으니, 어머님도 역시 화나고 답답하기도 하셨겠습니다.아이가 어떤 상황에서 고집과 떼쓰기가 심해지는 지를 살펴봐야 합니다. 아이가 외가에서 자려고 하는 것, 자기가 이야기를 할 때는 꼭 쳐다보게 하는 것, 아빠 앞에서는 순둥이일 정도로 말 잘 듣는 것 등을 살펴보니, 아이가 대상과 상황에 따라서 자기가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아주 잘 파악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다른 어떤 상황에서보다도 엄마와 있는 상황에서 떼쓰기가 자주 나타나는 것은 아닌지요? 어머님께서 아이의 행동을 제재하려고 아이의 부적절한 행동에 대해서 처음에는 금지를 했지만, 아이가 계속 고집피우면 아이의 욕구를 들어주었던 것은 아닌지요? 엄마와 아이사이에 그런 상호작용이 있게 되면, 아이들은 끝끝내 자기 욕구를 관철시키기 위해서 엄마를 아주 힘들게 합니다. 그런 상호작용이 반복된 상태에서는, 타이르거나 벌을 세우는 것이 별로 효력이 없습니다. 또한 어머니께서 아이 때문에 힘들 때마다 아이를 혼내거나 외가에 맡기는 것이 빈번했다면, 아이는 그 때마다 자신의 마음을 몰라주는 엄마에 대해서 속상할 수 있습니다. 아이들이 엄마에게 고집을 피우는 것도 그만큼 엄마를 믿기 때문에 떼를 쓰는 것입니다.
즉 엄마에게 자신의 불편한 심정을 드러내고 싶어서 떼쓰기나 고집을 피우는데, 엄마가 그것을 받아주기 힘들어서 심리적 거리를 두고 있으면 아이의 마음이 참 외로워지게 됩니다. 그럴수록 아이는 점점 더 바람직하지 않은 방식으로 엄마의 관심 끄는 행동을 반복할 수 있습니다.따라서 정말로 안 될 것이라면 처음부터 끝까지 일관성 있게 제재하는 것이 필요하지만, 아이가 원하는 요구가 아이에게 해가 되지 않는 것이라면, 처음부터 수용해주는 것이 더 좋습니다.
아이의 부적절한 행동에 지나치게 관심을 두게 되면, 아이는 자꾸 그 행동으로만 엄마의 주의를 끌기가 쉽습니다. 가능한 한 아이의 부적절한 요구에 대해서는 가볍게 지나가고 아이의 적절한 행동(블럭을 잘 쌓으려는 행동 등)에 대해서 충분히 칭찬하시고 받아주십시오.한편 아이들의 주의력 부족이나 충동 조절의 어려움이 아이의 지나친 고집이나 떼쓰기와 관련될 수도 있습니다. 아드님의 고집 피우기나 떼쓰기가 점점 더 심해져서, 그로 인한 어머니의 염려와 어려움이 계속 된다면, 본 센터에 직접 문의하여 아이의 심리 상태에 대한 종합적인 심리검사를 받으시고 적절한 도움을 받는 것이 좋습니다.
서울발달심리상담센터 권 영 민
전문가 컬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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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세 남자아이의 지나친 떼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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