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 상담은 내 아이를 위하는 길
글쓴이 : 권 희경(현 지와감심리상담센터 소장)
인터넷 게임에 빠졌던 청소년 ‘장수(가명)’의 어머니 상담은 부모 자녀 관계의 긍정적인 변화가 인터넷 게임조절에 참으로 많은 보탬이 되었다는 것을 재차 확인시켜준 사례였다.
장수는 초등시절까지 부모의 통제와 요구들을 잘 견뎌왔고 부모에게 착한 아들로 지각되어왔다. 그러나 사춘기가 오면서 신체적 및 심리적 독립의 욕구가 올라왔으며, 장수는 더 이상 부모의 통제와 간섭들을 견디기 힘들었다. 그러나 이미 자기주장능력도 결핍되어 부모에게 적극적인 대응도 못했으며, 그렇다고 부모의 불안과 욕구에 기인된 여러 가지 요구들도 따르기도 힘들었다. 그래서 장수는 가능하면 부모와 떨어져 있고 싶었고, 부모가 자신에게 주는 여러 정서적인 영향도 다 끊고 싶었다. 이미 마음의 문은 닫았고, 대화는 아주 필요한 것만 하였고, 조용히 인터넷 게임에 빠졌다.
가정이라는 같은 공간에서 계속되는 부모의 요구와 기대, 그리고 간섭들에 더 영향을 받지 않기 위해서 장수에게 인터넷 게임만큼 좋은 것이 없었다. 부모는 점점 더 통제하였고 더 간섭하였다. 장수는 점점 더 컴퓨터게임을 하였다.
악순환은 길게 지속되었지만, 이제는 장수는 별로 힘들어 보이지 않고, 부모가 더 기진 맥진해있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장수는 이미 부모와 정서적으로 단절하기로 마음을 먹었기에 부모의 걱정이나 재촉을 계속 밀어두고 있으며, 게임을 통해서 자기독립성의 욕구를 충족하고 있기 때문이다.
장수의 어머니는 상담 초기에서 컴퓨터 게임으로 아이가 망가졌다고 하며, 자녀가 부모를 어떻게 느끼는지는 전혀 관심이 없고, 자신이 아들을 매우 공격할 수 밖에 없는 이유만을 늘어놓으면서 아들의 게임행동을 통제하는 것에만 집착하였다.
그러나 점차 상담이 진행되면서 어머니는 아들이 인터넷에 빠지게 된 심층적 요인들에 대하여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 즉 장수의 인터넷 게임 중독 문제는 그 동안 부모와의 관계에서 반복되는 정서적 좌절들과 스트레스를 회피하고, 또한 학업에 대한 압박감과 긴장으로부터 도망가는 것임을 이해하고, 장수 마음의 뿌리에는 이기고 잘하고 싶고 인정받고 싶은 마음이 너무 많아 사이버 세계속에서 늘 그 욕구를 충족하고 있음을 알게 되었다.
장수 어머니는 아들의 인정의 욕구와 그에 대한 좌절들을 깊게 공감하게 되면서 부모 자신이 아들을 왜 인정할 수 없었는지 돌아보게 되면서, 아들의 학습과 진로에 집착하고 통제하는 자신을 변화시키려고 노력하고 또 노력했다. 엄마는 아들의 사소하고 작은 것이라도 긍정적인 점들을 칭찬하고 인정하기 시작하는 양육행동을 늘려 나갔으며, 이로써 아들과 엄마는 대화를 시작하게 된 사례이다.
아들이 엄마에게 긴장을 풀고 편안하게 느끼기 시작한 시점은 엄마가 아들에게 지나치게 간섭하고 불안했던 자신의 갈등을 이해하고 아들 입장에서 좀 생각하기 시작한 시점이었다. 이 즈음을 전후로 아들은 자기의 의지를 갖고 인터넷 게임을 조절하려고 했으며, 아들 장수는 상담자의 도움과 엄마의 도움을 받아들이기 시작했다. 이로써 어머니 상담은 종결되었으며, 아들은 지속적으로 안정되게 상담을 할 수 있게 되었다.
<청소년 인터넷 전문 상담사 교육 중 부모상담 및 교육(권희경)에서 인용함>
* 본 센터의 칼럼을 무단 복사하거나 게재하는 경우에는 저작권법의 보호에 위배될 수 있으니, 인용시에는 출처 및 저자를 반드시 함께 게시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전문가 컬럼
서울발달·심리상담센터 > 정보마당 > 전문가 컬럼
부모 상담은 내 아이를 위하는 길
글제목:
이전글
다음글
